개발자 김민철 이야기

Lego, 개발자가 된 이유

blockbuddy93 2024. 3. 29. 17:42
상상한것을 현실로 만드는 매력에 빠져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레고가 내 인생에 미친 영향

 

나의 블로그 테마, 슬로건, 아이디는 레고와 관련된 것이 많다. 레고와 관련된 것이 많은 이유는 내 인생에서 레고가 가진 상징적인 의미가 크며, 개발자가 된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레고가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왜 개발자가 되었는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어떤 계기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유년기 시절 부모님이 레고 장난감을 사주셨었다. 첫 레고 장난감은 하단 이미지와 비슷한 경찰 도시를 만드는 테마였다. 

옛날 레고 박스는 이미지의 레고박스보다 4배정도 컸고, 그만큼 복잡했던걸로 기억한다.

 

박스를 뜯자 와르르 쏟아지는 레고, 조립 설명서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레고시티를 만들었다.

 

블럭을 집어서 차곡차곡 쌓았다. 때로는 조립 설명서를 봐도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몰라서 헤맸던 적도 있다. 그렇게 경찰차, 경찰서, 도둑차, 은행 등을 만들었으며, 나는 그 과정에서 세 가지 재미를 느꼈다.

 

문제에 직면하고 해결하여 레고를 완성하는 재미

레고 완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조립 설명서를 따라 복잡한 레고를 완성하는 과정이 재밌었었다. 유년기 시절 나는 조립 설명서가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몇몇 과정에선 설명서를 봐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제였었고, 나의 무언가(승부욕인지.. 이걸 완성하겠다는 집념인지..)를 건드렸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나는 레고를 풀어가며,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 방법을 습득하였다. 어떠한 절차 있었던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무작위로 선택하며 문제를 풀어갔다.

  1. 설명서를 다시 꼼꼼하게 읽고 놓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2. 해결되지 않는 블록은 잠시 놔두고, 다른 블록을 만들며 머리를 환기시킨다.
  3. 완성했던 블록 구조 중 문제와 비슷한 구조를 만들었던 게 있었는지? 그때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시 살펴본다.
  4.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구조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무작정 조립하며 문제를 해결해 본다.
  5. 부모님이나 삼촌한테 도와달라고 얘기한다. (형이나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나는 첫째이다.. )

 

직면했던 문제를 해결해가며 레고를 완성했을 때 나는 아주 큰 기쁨을 느꼈다. 경찰서랑 경찰차가 멋졌고, 동생, 사촌, 부모님에게 자랑했다. 그렇게 레고는 유년기 시절 나에게 첫 성취감을 주었다.

 

유년기 시절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소소한 회고

1번은 꼭 했고 문제를 해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설명서를 다시 봐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에 2,3,4 번을 통해서 문제를 많이 해결했다. 5번은 의외로 문제해결에 도움이 크게 되지 않았다. 부모님이나 삼촌은 레고에 관심이 없었던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결국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서 완성도를 높히는 재미

경찰서, 경찰차, 도둑차, 은행 등으로 구성된 경찰 도시는 거대했고, 조립 설명서도 두꺼웠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와 이걸 언제 다 만들어..' 라는 생각을 했다.

 

경찰서, 경찰차를 만들고, 이어서 은행과 도둑차 등을 만들며 거대한 경찰 도시를 완성했다. 경찰서만 있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경찰차, 은행 등의 구성요소를 추가하며 나의 세계가 완성되는게 재밌었다.

 

경찰 도시를 다 완성했지만, 나는 경찰 도시 세계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싶었다. (더 많은 구성품을 추가하면 멋질거야.. !) 그래서 부모님과 마트를 갈때면 넌지시 레고 장난감을 가져와서 사달라고했다. 헬리콥터, 높은 빌딩, 해양경찰배 등을 더 만들어 추가하였고, 그렇게 처음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서 완성도를 높히는 재미를 느꼈다.

 

'와 이걸 언제 다 만들어..' 라는 첫 생각은 경찰서랑 경찰차를 만들면서 까먹어 버렸다. 블록 완성하며 문제를 해결하는게 재밌었고, 그냥 그렇게 완성하다보니 경찰 도시를 다 만들었던거였다. 글을 적으며 유년기를 회상해보면, 어떤 대상에 몰입하여 분할 정복을 해본 첫 경험이었다.

 

자신이 상상하는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재미

내가 완성한 레고는 해체하지 않으니 항상 같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레고는 완성품 모양이 정해져서 출시된다. 유년기 시절 매일 재밌는 것을 찾던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 '엄마가 새 레고 안사주나..?'
  • '저거 다 만들었는데 더 재밌는 거 없나?'
  • '레고는 맨날 정해진 형식대로 만들어야 하나? 좀 더 재밌게 만들 순 없나?'

나는 완성한 레고들을 다 부쉈다. 그리고 우주선, 탱크, 비행기 등을 상상하며 그냥 만들기 시작했다. 상상하고, 만들어 보고, 이게 있으면 더 멋질것 같은데 고뇌하며, 나의 창조물에 상상력을 더하는 과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었다. 그렇게 부스고, 만들고, 자랑하고를 몇 년간 계속했다. 레고 만드는게 너무 재밌어서, 당시 사촌동생에게도 추천했고 둘 다 레고로 유년기를 재밌게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사촌동생은 공교롭게도 나와 같은 개발자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는 레고를 통해 상상하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재미 알게 됐다. 이것은 레고가 가진 진정한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레고와 수년을 보냈다.

  

훗날, 이러한 나의 창조의 재능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는 해커톤에서 빛을 발한다.

2019 제 6회 대한민국 SW 융합 해커톤 - 우수상
가변도로 추천 시스템 (가변도로 혼잡도 개선 시물레이션)

2019 빅스비 해커톤 - 장려상
닥터비 (AI 음성 인식 기반 병 진단 및 병원 검색 서비스)

2019 SSAFY 공통/웹 개발 해커톤 - 3등
SSAFY NOTE (SSAFY 교육생의 편리한 노트 서비스)

2019 SSAFY 인공지능 특화 개발 해커톤 - 3등
SSAFIT (AI-PoseEstimation 기반 웹 스트레칭 서비스)

2019 SSAFY 자율주제 개발 해커톤 - 3등
Dance Dance (AI-PoseEstimation 기반 웹 댄스 게임 서비스)

2020 네이버 AI Burning 해커톤 - 본선 진출
아우름 (AI 음성 인식 기반 회의 요약 서비스)

가변 도로 추천 시스템을 제외하곤 모두 나의 아이디어였고, 6번의 해커톤에 참여하여 6번 모두 수상했다. 해커톤 팀은 4~6명으로 이루어져, 처음에 모두 모여 아이디에이션을 한다.  나는 평소에 내가 있었으면 하는것들을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공교롭게도 5번이나 채택이 됐고 성과가 있었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상상하고 만드는 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재능이다. 지금도 걸어다니면서 상상한다.(상상만 했었다 요즘은) 잘 정리한게 아니라 부끄럽지만 당시 만들었던 해커톤 자료도 올려본다.


해커톤 자료
- https://github.com/mincheol6073/UserfulCoder
- https://github.com/mincheol6073/Dr_by.Dr_by

 

그래서 왜 개발자가 되었는데?

이렇게 거창하게 적어놓고, 웃기게도 대학교 졸업 전까지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순전히 운'이었다.

 

어렸을 때, 최신 문물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아래 남들보다 빨리 컴퓨터를 가지게 됐고,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MS-Office 를 배우고, 워드프로세스 같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많이 땄다.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아는 아이로 알려져 선생님 혹은 친구들을 도왔고, 경상남도에서 가장 많은 컴퓨터 자격증을 소유한 초등학생으로 '경상남도 컴퓨터 꿈나무 상'을 받았다.

 

중학교 때는 학업의 길을 걸어야한다는 부모님 지도하에 컴퓨터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고, 그렇게 컴퓨터랑 멀어지게 됐다.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것도 없었다. 그렇게 대학 진학을 선택할 때 단지 컴퓨터랑 친했어서 컴퓨터공학과에 지원했다.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순전히 운이었던 것이다.

 

모교의 교과 과정에선 대학교 3학년때부터, 제대로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3학년 때는 여행 플래너, 졸업작품으로는 Word2Vec를 이용한 챗봇을 만들었다. 상상으로 시작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발 과정이 레고와 닮은 점이 많았고, 개발하는게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3학년이 되서야 '개발자가 되자' 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대학을 다니며 진로와 적성을 고민하는 친구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게도 개발이 적성에 맞아 재밌었고, 학업성적(전공 평점 3.99/4.5)도 잘 받을수 있었다. 그렇게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어쩌면 개발자가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레고를 통해 발현된 나의 재능과 적성

1. 문제에 직면하고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2. 좋아하는 영역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좋아한다.
3.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창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레고는 이처럼 내 인생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기에, 이력서를 쓸때 레고 얘기를 적었었다. 근데 웃기게도 레고 얘기 적은 자기소개서는 다 탈락해서 나중에는 레고 얘기를 하지 않게 됐다. 담당자가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기 때문일것이다. 아니면 글이 너무 진부해서 재미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썼던 자기소개서는 정말로 이렇게 시작했다.
'엄격한 아버지와 다정했던 어머니 아래서 자라며 성실함을 배웠습니다.' 

탈락한 후 다음 버전의 자기소개서는
'어려서부터 레고를 좋아했는데, 레고의 ~ 점이 개발과 유사해 개발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김민철이 궁금하다면, 누군가는 이 글을 재밌게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은 블로그 슬로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매일 매일 차곡 차곡 쌓기"
"완벽하지 않은것을 두려워 말며, 완성도를 높히는데 집중하자."